[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연구원발(發) 내분에 휩싸였다. 연구원이 지난해 말 작성한 '개헌 보고서'가 시발점이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문재인 전 대표에 편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조기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탄핵 정국에서 재부상한 개헌론을 두고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비문 진영은 엇갈린 입장을 보여 왔다. 비문 진영이 개헌 논의에 적극적인 반면, 친문 진영에서는 신중론을 견지해 왔다. 문 전 대표도 개헌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대선 전 개헌'에는 부정적이다.
보고서는 바로 이 지점과 맞물린다. 보고서에서 연구원은 "개헌을 고리로 비문과 비박(비박근혜) 진영이 연대하는 제3지대가 야당 대선 승리에 치명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전 대표가 주장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에 힘을 싣는 문구도 담겼다.
보고서는 문병주 박사(정책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이 작성했으며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5인에게 이메일로 전달됐다. 보고서를 일부 친문 인사들이 돌려봤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보고서가 문 전 대표 측 입장에서 서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여전하다. 비문계인 박용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보고서에) 문 전 대표를 당 (대선) 후보로 전제한 인식들이 보인다"며 "이런 부분들이 '누구의 사당이냐' '패권주의에 사로잡힌 정당이냐' 하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추 대표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문책을 약속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개헌론이 향후 대선 정국을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라는 점에서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 내용처럼 개헌에 적극적인 비문계가 당 밖의 개헌 세력과 연대, 문 전 대표와 대립하는 구도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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