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국 경제의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수출이 하반기에는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또 일부 업종과 기업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면서 수출에서도 업종과 기업별로 실적이 갈리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1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12대 수출 주력 업종은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으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한 기업 수는 150개 사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과반(55.2%)의 기업이 올해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가 감소 70.0%, 증가 30.0% ▲자동차·자동차부품이 감소 63.0%, 증가 37.0% ▲바이오헬스가 감소 59.5%, 증가 40.5% ▲석유화학·석유제품이 감소 52.4%, 증가 47.6% 등으로,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이 증가를 전망한 기업보다 많았다. 반면 ▲철강은 감소 46.2%, 증가 53.8% ▲일반기계·선박은 감소 31.8%, 증가 68.2% 등으로,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이 감소를 전망한 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한 세계 교역 위축(44.4%)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16.2%)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악화(7.4%)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완화 및 세계 경제 반등에 따른 교역 활성화(51.3%)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개선(19.8%)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강화(9.6%) 등을 이유로 꼽아 감소 기업과 증가 기업 간 코로나19 등에 대한 상황 인식이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53.3%)의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28.7%였고,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18.0%로 나타났다. 수출 채산성은 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을 의미한다.
올해 하반기 우리 기업들이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은 평균 1천122원으로 나타났다. 손익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천116원으로 2021년 1월(1천97원), 2월(1천112원) 평균 수준의 환율이 하반기에도 나타날 경우 손익분기 환율에 미달해 기업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수출 환경의 위험 요인으로 ▲코로나19 지속(42.9%) ▲원자재 가격 변동(23.3%)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10.3%) ▲한일관계, 미중 무역분쟁 등 외교 현안(8.9%) ▲보호무역주의 확대(7.5%) 등을 꼽았다.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백신확보 등 코로나19 대응 총력(31.8%) ▲금융지원, 세제지원 등 확대(18.5%) ▲불합리한 기업규제 개선(18.3%) ▲한일관계, 미중 무역분쟁 등 외교 현안 해결(14.4%) ▲신흥시장 발굴, 수출처 다변화 등 지원(11.2%) 등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하반기 수출 증가 기업보다 감소 기업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전체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일부 업종과 기업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수출에서도 업종과 기업별로 실적이 갈리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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