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 대표 합의 추대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을 빚고 있다.
김 대표가 사실상 합의 추대 형식이라면 수용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당 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이 총의를 모아 합의 추대한다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당의 뿌리를 둔 주류 세력이 여전히 김 대표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정청래 의원의 경우 김 대표에 대한 반감이 거세다.
또 당내 주류를 포함해 험지에서 당선된 비노 인사까지도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출했다. 제2의 '셀프 비례대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정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대표가 당 대표 추대론에 대한 수용 여지를 남긴 인터뷰 기사를 링크한 뒤 "욕심은 더 큰 욕심을 부르고 더 큰 욕심은 화를 부른다. 합의 추대? 그것은 100%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식당에서 '물은 셀프입니다'라는 말은 많이 봤으나 셀프공천에 이어 셀프대표는 처음 들어보는 북한식 용어"라며 "아무튼 합의 추대를 해준다면 저도 당 대표할 용의가 있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라고 말했다.
586 성향인 송영길 당선자는 "합의 추대는 당의 역동성을 죽이는 것"이라며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정성호 의원은 전날 P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 대표의 합의 추대 가능성에 "민주적인 정당에서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개혁적이고 유능한 준비된 후보자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비노계다. 신주류 박영선 의원 역시 "김 대표가 차기 당 대표 후보 중 한명"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두 가지(김종인 추대·경선) 다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여론을 좀 더 들어봐야 할 것"이라며 "김 대표가 당의 변화를 이끌 후보군 중 한 분이긴 하지만, 그 후보군이 몇 분 더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당 대표로 나설 경우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같은 계파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오는 7월 전당대회 직전까지 당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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