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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하이닉스 D램 '기술유출 논란'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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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문제없다' 결론…하이닉스 '웃고' 삼성전자 '울고'

지난 2007년 말부터 6개월여에 걸쳐 지속된 하이닉스반도체 D램 '기술유출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9일 전기전자분야 전문위원회를 열고 하이닉스 D램 기술의 대만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 이전과 관련 국가안보상 심각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 허용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지경부 정대진 산업기술정보협력과장은 "'국가안보'라는 기준은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등을 포함하는 넓은 범위로, 정부에서 2명과 산·학계 전문위원 10명의 논의 결과 기술유출 등 문제는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하이닉스 기술유출 논란은 지난해 말 회사 측이 프로모스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D램 미세공정 기술을 추가 이전키로 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하이닉스는 종전에도 D램 양산기술을 프로모스에 전해주고, 생산물량을 나누면서 로열티 수입도 얻는 사업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D램 업계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하이닉스 측이 프로모스와 제휴하려는 해외 경쟁사들을 의식, 최신인 54나노미터 기술을 전수키로 하면서 기술유출 논란이 격화됐다.

50나노급 기술은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4~5월 양산에 적용한 것으로, 후발업체들은 기술개발 및 적용에 1~2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최신 공정기술이다. 이에 따라 프로모스가 하이닉스의 50나노급 기술을 활용해 기술격차를 해소, 국내 D램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기술유출 논란의 핵심이었다.

특히 지난 2007년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D램 최신 공정기술이 해외수출 시 사전신고 대상에 포함돼, 정부의 규제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황창규 옛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 3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차세대 D램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프로모스와 지난 3년 간 제휴를 맺어왔지만, 우리가 이전한 기술을 활용해 차기 기술을 개발한 사례는 없었다"고 맞섰다.

이를 비롯해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측은 ▲이전하는 양산기술이 핵심 설계기술과 차이가 있는지 여부 ▲국내에서 먼저 적용한 뒤 일정 시일이 지나 해외로 이전할 경우 산업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이닉스는 이번 정부 결론에 환영하며 "첨단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반적인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 54나노 공정을 D램 양산에 적용한 하이닉스는 수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린 뒤, 이르면 연말 또는 오는 2009년 초 관련 기술을 프로모스에 이전할 계획이다.

이로써 신규공장을 짓기 위해 수조원대 거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월 300㎜(12인치) 웨이퍼 기준 6만~7만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하이닉스의 전체 D램 생산물량 중 6~8% 정도를 차지하는 수준. 또 프로모스로부터 지난 3년 동안 2억5천만달러 가량의 로열티를 받은 하이닉스는 향후 3년 동안 5억달러 이상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프로모스가 일본 엘피다메모리나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D램 업계 상위권 경쟁사들과 제휴하는 것을 차단해, 자사 D램 점유율을 끌어올리게 된 것은 물론이다.

반면 삼성전자로선 기쁘지 않은 소식. 삼성전자는 최근 1년여의 가격폭락으로 D램 업계 전체가 적자에 빠진 가운데, 2008년 D램 생산량을 업계 평균보다 훨씬 크게 늘려 후발업체들을 압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후발업체들이 경영악화로 위기에 이를 경우 세계 1위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상태.

프로모스를 비롯해 대만의 하위권 D램 기업들이 선발업체들과 기술제휴로 생존을 지속, 세계 D램 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이 가장 높은 한국의 점유율 극대화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사실. 삼성전자는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향후 국가 경쟁력에 매우 우려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결정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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