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침체에 빠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상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6일 LG디스플레이(LGD)는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가동률과 재고수준, 제품수요 등을 감안했을 때 단기 시장상황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LGD는 지난 4분기 연결 기준 4조1천556억원의 매출과 2천8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D 가격급락 여파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7분기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그러나 LGD는 주요 LCD 가격이 재료값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전 분기 대비 매출이 8% 증가했다. 설비 가동률이 평균 80%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서도, 면적 기준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보다 5% 증가했다.
아직까지 삼성전자, 대만 AU옵트로닉스(AUO) 등 경쟁사들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LGD의 대형 LCD 출하량은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LGD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잠정 집계한 결과 자사 25㎝(10인치) 이상 대형 LCD 출하량 점유율은 전 분기 대비 5%포인트 증가한 2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1분기엔 평균가동률을 90%로 끌어올려, 점유율을 더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D는 대만 LCD 기업들이 평균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1분기 사업계획을 밝혔다. 통상 비수기로 통하는 1분기 가동률을 전 분기보다 높이는가 하면, 오는 3월엔 95% 수준의 가동률과 함께 월별 기준 흑자전환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LGD는 시장상황 대비 1분기 경영전략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란 증권사 연구원들의 지적에 대해 "자사 가동률을 지원해줄 만큼, 단기 시장 수급은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까지 IT기기 세트제조사들이 보수적인 경영으로 재고를 크게 줄이면서,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D를 비롯해 업계 전체가 가동률을 대거 떨어뜨린 가운데, 이러한 수요에 대응키에 업계가 원재료 등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 급락을 거듭했던 LCD 가격은 올들어 지난해 말 대비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가 하면, 모니터용 패널을 중심으로 반등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LCD 경기가 완연한 회복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시점. 아직까지 경기침체 여파로 제품 수요가 미진한 가운데, LCD 제조사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신설라인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시장이 공급초과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 부사장은 "LCD 경기가 대세반등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이르다"며 "올해 상반기는 현재와 같이 세트기업들의 부족한 재고를 LCD 제조사들이 채워주는 수준으로 움직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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