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4.13 총선이 불과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공천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진박 핵심 지역을 포함한 5개 지역 공천안의 의결을 김무성 대표가 거부한 것이다.
당은 곧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김 대표가 의결을 거부한 5개 지역은 진박 후보들이 도전하는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적 변경 금지에 걸려 무소속 출마조차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유승민 의원 등 탈당 의원들의 생환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선 중진인 이들 탈당 의원들이 생환해 돌아오면 새누리당 내에서는 강력한 반박 세력이 탄생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의 국정 안정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는 친박계에 커다란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친박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당 대표가 사고·해외출장 등으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원내대표, 최고위원 중 최고위원 선거 득표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는 조항의 '등'을 이유로 최고위를 단독 소집해 5개 지역구 공천안 의결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일단 25일 서울로 돌아와 정상적인 당무를 볼 예정이지만, 최고위원회는 열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시 친박계에 밀리면 대선주자로서의 당내 입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상향식 공천에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걸겠다는 말까지 했지만 20대 총선 공천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김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 대신 내놓은 것이 5개 지역에 대한 무공천이었다. 김 대표가 이를 양보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김 대표와 친박계의 갈등이 당장 극단적인 결과로 치닫기는 쉽지 않다. 총선이 불과 19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당 내분의 극단화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분에 휩싸인 야권이 줄줄이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했던 전례도 있다.
심각한 계파 갈등으로 여당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론은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전체에 미칠 수 있다.
김 대표는 당의 선거에 책임을 져야 하는 당 대표이고, 친박계 역시 그동안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의 다수를 점하고 공천을 좌우해왔기 때문에 20대 총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김무성 대표를 배제한 최고위원회 단독 소집과 공천안 의결은 법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당내 비박계와의 갈등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커 쉽지 않다.
당내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이번 결정으로 친박계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많다. 조속한 수습이 총선 승리를 위해 필수지만 양쪽의 입장차는 이처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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