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토종 이동통신 기술 와이브로(모바일와이맥스)의 앞날이 불투명한 가운데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이기도 한 삼성전자가 '대세는 LTE'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은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와이브로는 매우 훌륭한 기술이기는 하지만 주파수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TD-LTE가 대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에릭슨과 등과 함께 LTE통신장비 제조에서 세계 수위를 다투고 있다. 토종 기술인 와이브로의 경우 삼성전자가 상당부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종주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 통신업체들이 와이브로가 아닌 LTE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해당 국가들도 이용량이 많지 않은 와이브로 대신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LTE 부문에 주파수를 할당하고 있다.
와이브로를 정책적으로 장려해 온 우리 정부 역시 와이브로의 앞날에 대한 '재검토'를 고려하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상임위원은 와이브로사업자를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하는 사업허가심사를 마친뒤 방통위 사무국에 대해 "와이브로 정책을 언제까지 정부가 무작정 앞에서 끌고 갈 것인지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TD-LTE 등이 대세가 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와이브로 정책을 고집해 중소기업들이 세계 흐름과 맞지 않는 와이브로 사업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맞는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방통위 통신정책국 석제범 국장은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세계적인 시장 및 기술 흐름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가 와이브로 정책에 대해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 최대 와이브로 장비업체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와이브로보다 LTE가 대세'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보다 큰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균 사장은 "수요가 있으면 와이브로 장비를 생산하는 것이 제조업체의 당연한 입장"이라면서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와이브로를 원하는 통신업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그는 "와이브로 장비와 기술을 삼성전자가 주력 개발하면서 많은 기술적 진보를 이뤘고, 이를 기반으로 현재 LTE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 와이브로가 LTE 기술력의 근간이 된 셈"이라면서도 "하지만 통신장비는 기술의 우수성만큼이나 '에코(생태계)'가 중요한 만큼 이를 고려할 때 결국 (와이브로가) LTE로 수렴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이어 "현재 LTE 주파수는 파편화(대역별로 조각나 있는 상태)가 심해 광대역 기술 구현이 쉽지 않다"면서 "(와이브로를 상용화 했던)주요 국가들이 와이브로용 주파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LTE용으로 재할당하거나 용도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LTE로의 변환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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