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경쟁이 막판을 향해 가고 있다. 당초 '혁신 전당대회'라고 불릴 정도로 당 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진흙탕 싸움 끝에 국민적 관심에 멀어졌다.
과거와는 달리 시도당위원회에서의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점도 흥미유발적 요소를 줄였지만, 경쟁이 진행되면서 혁신안보다 네거티브에 더 집중되면서 비판까지 받았다.
전당대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룰 변경 논란도 일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 룰은 현장 투표를 하는 대의원 45%, ARS 전화 투표를 하는 권리당원 3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로 이뤄지는데 국민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한 응답을 유효표에 합산할 것이냐를 두고 유력 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가 정면 충돌한 것이다.
당 전당준비위원회가 문재인 후보 측 문제제기를 수용해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 없음'을 무효표 처리하기로 하자 박지원 후보 측이 '친노계의 횡포'라며 선거 보이콧까지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박 후보는 탈당과 신당 창당까지 언급했다. 박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하니까 우리 당 내 많은 분들이 절대 친노를 믿어서는 안되니까 출마하지 말고 신당을 창당하자고 굉장히 권했다. 지금 이 순간도 권한다"고 말했다.
당의 2대 세력인 친노계와 구민주계의 정면 충돌에 일각에서는 선거 후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네거티브 선거의 문제는 직접 선거를 뛰고 있는 후보들이 사과할 정도였다. 문재인 후보부터 5일 성명을 통해 "비전 제시는 부족했고, 네거티브만 난무했다는 비판 여론에 뼈아프다"고 유감을 표했다.
문 후보는 "경쟁이 격화되다 보면 각박한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다시 돌아볼 때 자괴감이 든다"며 "당 대표가 되면 지금의 갈등과 분열 해소에 저를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후보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과 혁신, 민생으로 진검승부를 하고 서로의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전당대회가 장기자랑이 되지 못하고 힘자랑이 된 것 같아 죄송하고 유감이다"고 사과했다.
선거는 불과 2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당대회 이후 선출되는 지도부는 당을 혁신해 집권이 가능한 당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와 더불어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당내 감정의 앙금을 수습해야 하는 쉽지 않은 숙제까지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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