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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금리정상화, 넘어야 할 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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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신용등급 강등·가계 부채 등 대내외 상황 만만치 않아

[정수남기자]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조정해 금리 정상화를 꾀한다고는 했지만, 대내외 상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일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연 3.25%)한 후 브리핑을 통해 금융당국의 '금리 정사상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금통위가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외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금통위는 이달 금리 동결 당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社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국내 주가 폭락 등 금융불안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와 맞물리면서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금융권은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24일에 무디스는 일본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강등, 조정했다.

이번 강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아직 투자 적격국이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교역에서 일본이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부품·소재를 들여와 재가공, 수출하는 만큼 관련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산업계는 진단했다.

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우리 기업들이 부품·소재 조달에 차질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현지의 관련 산업이 부진할 경우 우리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 주장이다.

또 EU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지난 2월 우리나라의 EU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대비 5.3%(비중 9.6%)에서 7월 -8.7%(비중 8.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8%(비중 8.5%)에서 44.9%(비중 10.3%)로 급증했다.

대내외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금리 인상이 소비와 함께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 시킬 수 있다는 게 시장 평가다.

◆금리인상, 소비와 기업 투자 위축 일으켜

이와 함께 국내 가계 빚(2/4분기 말 기준 876조3천억원)도 금리 인상에 걸림돌이다.

지난 6월 금리 인상(3.0%→3.25%) 결정 후 김 총재는 "국내외 여건을 다각적으로 반영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김 총재 발언에는 800조원이 넘는 가계 빛 보다는 올 들어 4% 이상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담겼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인플레이션(6월 3.9%→7월 4.0%)을 잡기 위해 8월 금리 인상을 서둘러 단행하려는 금통위가 미국發 사태에 발목을 잡혔다고 금융권은 분석했다.

아울러 증가하고 있는 가계 부채 때문에 최근 일부 시중 은행들이 아예 대출을 중단하고 청와대까지 나서 대출로 인한 가계 부담을 우려하고 있는 마당에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쉽지 않다.

다만,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이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지나 2008년 금융위기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입보다는 세출을 줄여 재정건전성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지난 24일 한 강연에서도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 흐름은 보장하되 일부 부작용이 있는 자본에 대해서는 적정한 규제가 가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시중에 과고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해 인플레이션도 잡고 균형재정도 달성하려는 박 장관의 의지로 금융권은 풀이했다.

한편, 금통위는 25일 서울 소공동 한은에서 회의를 갖고 금리를 제외한 제반 경제 상황에 대해 점검한다.

한은 공보실 측은 이번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향후 금리 결정 방향을 위한 여러가지 상황 등을 점검하는 회의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김중수 총재는 미국 출장으로 불참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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