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우려했던 대로 통상임금이 올해 기업 임금협상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삼성과 LG 등 일부 기업이 통상임금을 반영한 협상을 마무리 했을 뿐 대부분의 기업들이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노사 양측의 이견이 많아 협상 타결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46.3%가 올해 임단협 교섭이 작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노조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 요구'가 가장 큰 요인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경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 중 12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올해 임단협이 작년과 유사하다는 응답은 40.7%, 비교적 원만하다는 응답은 13% 선에 그쳤다.
노조 유무에 따라 응답에도 차이를 보였다. 노조가 있는 경우 '작년보다 어렵다'는 응답 비율이 57.4%, 노조가 없는 경우는 10.3%에 불과했다.
임단협 교섭과정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77.2%가 '노조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 요구'를 꼽았다. 다음으로 ▲노조의 높은 임금인상·복지수준 확대 요구(15.8%) ▲노조의 근로시간 단축 및 임금보전 요구(14.0%) ▲노조의 정년연장 조기 도입 요구(12.3%) 등의 순이었다.
임단협 타결까지의 소요 기간에 대해서도 '3개월 이상'이 절반을 넘는 51.2%에 달했고 '1~2개월' 29.3%, '예측불가능'19.5%로 조사됐다.
특히 노조가 있는 기업의 경우 60.6%가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답해, 올해 임금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반면 이중 무노조 기업 비중은 20.7%로 노조가 있는 기업의 협상은 장기화가 우려된다는 게 전경련측 설명이다.
경기침체와 원화강세로 수출마저 경고등이 켜진 상태에서 임금협상이 장기화 될 경우 기업들 실적에 또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노사가 최근의 경기불황 등 어려운 상황을 감안, 급격한 통상임금 확대 등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경련 고용노사팀 이철행 팀장은 "통상임금 문제로 최근 르노삼성,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고, 19년간 무분규 타결을 해온 조선업체 기록도 깨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정하되, 인건비 총액이 급격히 늘지 않도록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 및 성과직무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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