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하늘길 '열었다 닫았다'…속타는 항공업계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올 초 늘어난 중국 운수권 배분으로 중국 하늘길이 넓어졌지만 중국 당국의 하늘길 통제로 항공사들이 배분받은 운수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중 항공회담으로 늘어난 중국 운수권을 배분받은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7개사로 항공사들은 34개 노선 주 139회의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들은 항공당국 허가와 지상조업 계약 등의 운항준비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문에 당초 빠르면 3~4개월 내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 항공당국인 '중국민항총국'은 지난 8월 국내 항공사들이 신청한 신규 노선 취항 9건을 반려했다. 이 때문에 당시 ▲제주항공 '부산/무안~장자제', '인천~하얼빈' ▲티웨이항공 '대구~장자제/옌지' ▲이스타항공 '부산~옌지', '인천~장저우', '청주~하이커우' ▲대한항공 '인천~장자제' ▲에어서울 '인천~장자제' 등 총 9개 노선 운항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와 함께 중국은 오는 10월 10일까지 전 세계 항공사들로부터 중국 전 노선 신규 취항과 증편, 부정기편 운항 등의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도 했다. 당시 일본 불매운동 영향에 중국 등 노선 다변화로 대응하려던 국내 항공사들의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던 중국이 지난 10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신청했던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을 허가했다. 해당 노선은 ▲제주항공 '인천~하얼빈' ▲이스타항공 '인천~장저우' ▲티웨이항공 '대구~장자제' 등 3개다. 이에 따라 취항 준비를 이미 해왔던 항공사들은 바로 신규 취항에 나섰다.

이처럼 중국이 하늘길을 열었다 닫았다 통제하는 이유는 중국 영공에 날아다니는 항공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서인데, 이는 중국 영공에 특히 항공기가 너무 많은 탓이다. 다른 국가도 항공기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항공기를 조절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과 교수는 "다른 나라 같은 경우 심하지는 않은데 중국이 특히 심한 것은 하루 영공에 날아다니는 비행기만 1만7천에서 1천8천편 정도라서 그렇다"며 "중국 자체가 워낙 국내선도 많고 해외에서 진출입이 상당히 많은 나라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나치게 비행기가 많으면 사고가 날 수 있어 사고가 나기 전 시그널, 조그마한 사고 같은 것들이 일어날 경우 중국 정부에서 규제를 한다"며 "그러다가 다시 어느 정도 조절이 이뤄지고 수용력이 되면 승인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항공기 안전을 위해 항로에서의 위험 유무 등을 알려주는 중국의 항행장치 등의 설비가 상대적으로 우수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중국으로선 허가와 규제 등을 통해 하늘길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에 노선 취항 계획을 마련해놓은 항공사들은 난감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 10월 중국 국경절이 70주년이어서 중국 내부에서도 이동이 많다보니 항공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조절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하지만 며칠부터 며칠까지 허가를 한다 안한다라고만 통보하고 조치에 대한 설명이 없다보니 노선 스케줄 짜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