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중국 방문 중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한 이후 여당 내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걸었지만, 여당 대표에 의해 논의가 재시작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상하이의 숙소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지게 된다.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다. 다음 대선이 가까워지면 개헌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가 의원들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개헌설이 충분한 검토 끝에 나온 말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당에서는 상당한 파장이 일어났다. 친박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17일 YTN '신율의 출발새아침'에서 "김무성 대표가 말한 것에 대해 상당 부분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유력 당원"이라며 "대통령이 이에 대해 블랙홀같은 효과가 있고, 민생이 실종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민생과 경제를 살려야 하는 시점에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개헌론으로 달려들자는 모습처럼 보여줬다"며 "대통령이 간곡하게 당부했는데도 이 이야기를 했어야 할까에 대해서는 우려도 되고 섭섭하기도 하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개헌 논의도 계속됐다. 새누리당 비박계인 박민식 의원은 이날 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당장 개헌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며 "87년 헌법이 우리 실생활을 전혀 반영할 수 없어 개혁을 해야 하는데 최소 1년 내지 1년 6개월 동안 개헌에 대해 여야가 논의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구체적으로 감사원 개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의 권력기관인 검찰과 국정원, 경찰에 대해서는 개혁을 많이 했는데 유독 감사원은 공직사회의 평에 의하면 센 기관이라는 볼멘 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개혁의 무풍지대로 남아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감사원은 도대체 누가 감사하느냐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그래서 국회에서 감사원에 대한 쇄신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는 것에 여야 의원들이 다 공감했다. 권력 구조 개편만이 아니라 이런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김무성 대표는 한발 물러섰다.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어제 중국 방문을 총 결산하는 기자간담회가 마치고 같은 테이블의 기자와 환담하는 사이에 나온 질문"이라며 "대통령께서 이태리에 계시는데 예의가 아닌 것같아서 죄송하다. 제 불찰"이라고 대통령에 사과했다.
이와 함께 김무성 대표는 "그때 분명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개헌 논의를 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며 "이완구 원내대표와 아침에 이야기했지만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우리 당에서 개헌 논의가 없기를 바란다"고 개헌 논의를 제한했다.
그러나 일단 개헌 논의의 고삐가 풀린 상황에서 개헌 이야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 내 개헌 전도사로 꼽히는 이재오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제안한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는 다소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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