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대기업 SI계열사들이 너도나도 가명정보 결합사업에 뛰어든다.
대표적으로 삼성SDS와 SK C&C에 이어 롯데정보통신이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돼, 데이터 혁신 사업에 진출한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일부를 삭제·대체해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것.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의 목적 하에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결합·활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정하는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기업이나 기관의 요청에 따라 가명정보를 결합·처리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민간기업 최초로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인력 ▲브라이틱스 AI 플랫폼 기반 분석 역량 ▲데이터 관리 및 보안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장 심사 및 결합테스트를 거쳐 전문기관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SK텔레콤과 함께 불법스팸 실태 분석을 위한 가명정보 결합 사례를 공개했다. 이는 KISA 스팸신고정보와 SKT 고객의 성별, 연령별 정보 등 양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가명처리해 결합한 통신분야 최초의 사례다.
삼성SDS 관게자는 "결합 가명정보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고, 다양한 산업 분야별 AI·빅데이터 분석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주) C&C는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SK C&C는 정보통신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교통·금융 등 다양한 분야 데이터 융복합 서비스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는 공공의료 데이터를 결합해 신약 개발이나 비전 AI를 활용해 의료진단을 수행하는 스타트업들에 결합정보를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 시작하는 금융 분야에서는 이종간 산업의 데이터 융복합이 핵심인데, 가명처리한 타업종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철희 SK C&C DT 엑스퍼트 그룹장은 "가명정보 처리를 위해서는 정보의 취합·가공·해석 등 사전 작업에 다양한 DT기술이 필요하다"면서, "가명정보 결합 사업은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분이며, 회사가 보유한 DT역량 결집을 바탕으로 토탈 데이터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30일, 개인정보위로부터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다.
회사는 이를 통해 롯데그룹이 지닌 유통, 화학, 물류, 건설 등 다양한 산업군의 빅데이터를 이종 간 결합하는 작업을 통해 데이터 경제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산업군에 걸친 빅데이터 연결을 통해 트렌드 파악과 고객 분석은 물론 서비스 개선, 신사업 발굴 등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유통사가 자사 온라인 몰 품목별 상품 구매정보와 함께 물류사의 송장 정보, 통신사의 고객 이동경로 등 각각 가명 처리된 데이터를 결합하면, 지역·나이·성별 등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 IT서비스 기업들이 가명정보 결합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데이터가 디지털 경제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결합 자체가 당장 유의미한 수익 창출은 어렵더라도 가명정보결합에 따른 파생된 DT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일반 기업들이 가명정보결합 후에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추가적 디지털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에 문의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은 정부의 디지털 뉴딜정책 핵심 중 하나인 '데이터 댐'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정부가 공인한 신뢰성도 확보할 수 있다.
전철희 그룹장은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영역이기에 갈길이 멀지만 선도적 데이터 전문기관으로서 대외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합기관으로서 기본 수수료를 통한 매출 규모 확대는 물론, 데이터 분석 트렌트 기반의 유관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수 있어 데이터 융복합 시대를 이끌어갈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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