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미국의 대멕시코 관세부과 조치가 무기한 유보된 가운데 자동차, 가전 등 국내 수출업계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관심은 다시 미중 무역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6월말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현재로선 미중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 10일부터 부과 예정이던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무기한 연장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멕시코 정부가 양국 최대 쟁점인 불법이민 제한과 국경단속 관련 일정 부분 타협을 이룬 결과다.
미국은 당초 10일부터 멕시코 수입 물품에 대해 5% 관세를 부과, 별도의 이민 제한 조치가 없을 경우 10월까지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와 같은 수준인 25%로 매월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이었다.
양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3일간 협상을 통해 멕시코 국경수비대 배치, 미국 망명 신청자들의 멕시코 송환 확대 등 불법이민 제한조치들에 대해 합의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직후 트위터를 통해 "1관세 부과가 무기한 중단됐다"며 "멕시코는 우리 남쪽 국경으로 향하는 이주 행령을 막을 강력한 대책들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중국에 이은 미국의 2위 수입국이다. 멕시코의 수출 70% 이상이 미국으로 이뤄진다. 국내 업체들 입장에선 멕시코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국으로 원래 미국에 대해 무관세 지역인 만큼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단가가 이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기아차가 K2, K3 등 연생산 30만대 규모 멕시코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70%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미국이 세계 최대 TV, 백색가전 시장임을 감안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이번 합의로 국내 수출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린 셈이지만 글로벌 보호무역 관련 최대 현안인 미중 무역분쟁은 요지부동이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2천500억달러, 1천100억달러 규모 대중·대미 수입품에 대해 동일한 세율의 보복관세를 부과 중인 가운데 미중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협상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달째 중단된 상태다.
우선 6월 28~29일 열리는 일본 G20 정상회담이 중대 기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언론을 통해 "(G20 회담기간 중 미중 정상의 별도 회담이) 예정돼 있다. 우리는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 소식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는 유보적 입장이다.
증권업계 한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갈등이 국제정치적 패권 다툼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멕시코와도 달리 훨씬 풀기 어려운 문제"라며 "현 시점에선 미중간 갈등의 일시적 봉합 이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3천억달러 잔여 추가 관세 적용 시점은 7~8월 정도일 것"이라며 "현재로선 미중 정상이 G20 회담에서 별도의 추가 관세 없이 협상을 재개한다는 신호만 줘도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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